[국민일보] 유인도만 400여개, “우린 섬으로 간다”…낙도선교팀의 특별한 사명 (원주중부교회)
울진에서 배타고 4시간30분 울릉도로
완도에서 배타고 3시간 여서도로
이들 낙도선교팀 사명, “그들의 이웃이 되는 것”
“많은 것 하지 않아도 그들의 이웃이 되는 것이 낙도선교의 목적.”
육지와 떨어져 오지에 있는 낙도로 선교를 나선 한국교회가 이러한 사명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낙도선교의 핵심은 ‘섬사람의 이웃’이 되는 것. 육지와 분리돼 생활한 섬사람들은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심어줄 수 있다.
강원도 원주 원주중부교회(김미열 목사)는 24일부터 29일까지 울릉도에 있는 현포양문교회를 중심으로 선교한다. 26명의 전도팀은 울릉도 주민들과 먹고 자며 도배 전기설비 도색 이미용 등 섬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고 레크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이번 낙도선교에 참여한 청년부 원승재(27)씨는 레크레이션 진행을 맡게 됐다. 원 씨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도 익숙하실 수 있게 트로트 곡 가사를 기독교적으로 바꿔 행사를 준비했다”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잔치에 참여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분들이 많이 오셔서 교회에 대한 좋은 기억 갖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낙도 전도의 어려움 중 하나는 섬주민들 사이에 무속신앙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이인호(72) 은퇴장로는 “가정을 방문해 전도를 진행하면 기독교를 거부하는 가정이 많다”고 고백했다. 이 장로는 “어린이 전도 책자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글이 아닌 그림으로 이들에게 핵심적인 복음을 전하면 호기심을 갖고 기도 받으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완도에서 3시간 배를 타면 나오는 작은 섬 여서도에 전도팀이 왔다. 경북 김천 더세움교회(정통령 목사) 22명의 전도팀이 간 여서도는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마트 하나도 없는 곳이며 그동안 선교팀 방문이 없던 오지다. 더세움교회 전도팀은 이곳에서 방충망 교체 사역을 진행했다. 오랜 시간 바닷바람에 녹슨 방충망이 대부분이지만 전문 기술자를 부를 때마다 큰돈이 들어 교체가 쉽지 않던 주민들을 돕기 위함이었다.
이들은 3박4일 간 거주지와 마을회관 등 시설을 포함해 150개 이상의 방충망을 교체했다. 이번 선교를 총괄한 김지웅 부목사는 “우리의 작은 노력을 통해 마을 주민분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완도의 또 다른 섬 노화도에서는 어민의 무사 안녕을 염원하는 ‘풍어제’가 열렸다. 5년 전 더세움교회가 이 섬에 선교를 다녀간 뒤 주민들은 예수님이 탄생한 날에 제사를 지낼 수 없다며 풍어제 날짜를 변경했다. 김 목사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어도 장기적으로 열매가 맺어질 것을 믿는다. 섬 주민들이 우리를 통해 교회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만으로도 큰 가치”라고 전했다.
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 목사는 “낙도선교에서 필요한 한가지는 이들과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그들과 하나 될 때 복음이 전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